미셀의 엄마, 정미 씨의 투병 전과 아픔의 시기, 죽음에 이르기까지 딸로서 한 사람으로서 그녀와의 관계를 돌아보고 마주하고 추억한다. 엄마와 나의 관계를 돌아보면 과연 짧은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그 누구와의 관계보다 깊고 복잡하며 미묘하고 애착이 짙은 사이. 언제까지나 이렇게 정의할 수 없는 사이로 가야 하는데 내 앞에서 천천히 고통스러운 마지막을 보내는 엄마를 본다면 어떤 마음일지. 벌써부터 남은 흔적을 붙잡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하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나는 다시 여기에 있지만, 이번에는 온전히 내 자유의지로 돌아온거라는 사실을. 그리고 이제 어둠 속으로 무작정 달아날 궁리를 하는 대신, 부디 어둠이 찾아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 135p 어린 방황의 시기에 엄마가 끌어당겨 앉혔다면 이제 미셀은 엄마에게로 스스로 걸어간다. 한국인 엄마와 미국인 아빠의 사이 정서에 불완전함을 느꼈던 미셀은 엄마와 함께했던 한국스러운 날, 맛, 느낌을 짙게 꺼내어보려 한다. 눈앞에서 고통스럽게 약해져 가는 엄마를 보며 지금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매일, 매시간 생각한다. 피터와의 결혼도 2주 만에 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늦기 전에, 엄마가 정신이 있을 때 해야 한다. 더..늦기 전에 할 수 있는 걸 해내야만 한다. 우리는 엄마가 죽기를 기다렸다. 마지막 며칠은 아득하게 길고 고통스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