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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하게 웃긴 두 친구가 처음엔 한심스럽고 정스러웠다. 눈감지 마라
진만이와 정용이. 정용이와 진만이. 뻘하게 웃긴 두 친구가 처음엔 한심스럽고 정스러웠다. 그저 그런 지방대를 같이 다니고 사람구경 하기 힘든 광역시 변두리 지방에서 같이 자취를 하고 눈길을 끌지 않는 회색의 존재감으로 어둠과 밝음의 구분이 없는 알바 인생을 살고 그저 그런 하루 하루를 비슷하게 살아가는 두 친구. 막역함으로 함께 한다기보단 그냥 옆에 없으면 허전하니까, 그냥 늘 옆에 있었으니까. 얘도 나처럼 별 볼일 없으니까의 애쓰지 않는 우정. 알바를 하면 시급을 올려 받았으면 좋겠고 면접을 본다 하니 좀 붙었으면 좋겠고 이제 회사를 다닌다 하니 좋은 선배 만나서 적응 잘했으면 좋겠는데 늘 그 자리로 돌아온다. 점점 짠하고 점점 서글프고 점점 마음이 쪼그라드는 인생을 산다. 지방에 사는 돈 없는 부모가 술에 취해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커서 지방에서 그저 그런 삶을 살다 술에 취해 아이를 낳고. 여긴 왜 이렇게 사람이 없냐고, 말하고 들어줄 사람이 왜 이렇게 없어서 늘 술에 이야기해야 하냐고 주정하는 후배의 말에 정용은 해 줄 말이 없다. 제대로 된 말을 뱉을 줄 아는 분별력이 있고 뻘한 상황에 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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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은 엄마가 떠난 후 기억을 더듬어 한국 요리를 하고 몸을 바쁘게 움직여 빈칸을 채운다. H마트에서 울다
미셀의 엄마, 정미 씨의 투병 전과 아픔의 시기, 죽음에 이르기까지 딸로서 한 사람으로서 그녀와의 관계를 돌아보고 마주하고 추억한다. 엄마와 나의 관계를 돌아보면 과연 짧은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그 누구와의 관계보다 깊고 복잡하며 미묘하고 애착이 짙은 사이. 언제까지나 이렇게 정의할 수 없는 사이로 가야 하는데 내 앞에서 천천히 고통스러운 마지막을 보내는 엄마를 본다면 어떤 마음일지. 벌써부터 남은 흔적을 붙잡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하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나는 다시 여기에 있지만, 이번에는 온전히 내 자유의지로 돌아온거라는 사실을. 그리고 이제 어둠 속으로 무작정 달아날 궁리를 하는 대신, 부디 어둠이 찾아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 135p 어린 방황의 시기에 엄마가 끌어당겨 앉혔다면 이제 미셀은 엄마에게로 스스로 걸어간다. 한국인 엄마와 미국인 아빠의 사이 정서에 불완전함을 느꼈던 미셀은 엄마와 함께했던 한국스러운 날, 맛, 느낌을 짙게 꺼내어보려 한다. 눈앞에서 고통스럽게 약해져 가는 엄마를 보며 지금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매일, 매시간 생각한다. 피터와의 결혼도 2주 만에 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늦기 전에, 엄마가 정신이 있을 때 해야 한다. 더..늦기 전에 할 수 있는 걸 해내야만 한다. 우리는 엄마가 죽기를 기다렸다. 마지막 며칠은 아득하게 길고 고통스럽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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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 있어야 할 곳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
서점을 좋아하는 이유를 물으면 뭐라고 해야할 지 바로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서점이니까. 좋아서? 집에서 나와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은 내 걸음으로 20분정도 걸린다. 지나치는 많은 상점들 시장, 편의점 등등. 그 중 서점은 없다. 이상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서점은 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라기 보다는 마음먹고 버스, 지하철을 타고 복합쇼핑몰의 어느 층에 가서야 볼 수 있다. 그와중에 귀여운 팬시나 구경할 것들이 중간에 자리잡고 있으면 고것들 사재끼는 재미에 책은 안녕하고 돌아오기 쉽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은 책 좀 읽어라, 많이 읽어라 하지만 정작 가까운 곳에는 서점이 없다. 찾아간 도서관은 책을 읽을 자리가 없어 제목만 훑다 나오거나 진득허니 앉아서 독서를 하기엔 공간이 주는 편안함이 없다. 우리집 근처엔 왜 서점이 없을까? 편의점 가듯 들어가서 둘러보고 읽어보고 책을 살 수 있는 서점 말이다. 가기 쉽고 편한 곳에 서점이 있기엔 사람들이 책을 너무 사지 않아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할게 뻔하니 처음부터 저 골목 구석이나 오르막 길, 찾아 가려면 맵을 켜고 가야하는 곳에 있는거겠지. 서점이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바가 어떨까. 마음먹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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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한 가지 사실 내가 이야기하기 시작한 그는
망연자실해도, 일상은 지나간다. 뒤로 미뤄놓을 수 있는 구조로 생겼다니, 마음이란 의외로 잔혹하다. (변하지 않는 것이 행복의 증거라 믿고 싶어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한 가지 사실만이 변하지 않을 뿐이다. 이해가 없는 곳에는 사랑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사랑이 있다고 생각했던 장소에 나중에 이해할 수 없는 공백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