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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 있어야 할 곳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
서점을 좋아하는 이유를 물으면 뭐라고 해야할 지 바로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서점이니까. 좋아서? 집에서 나와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은 내 걸음으로 20분정도 걸린다. 지나치는 많은 상점들 시장, 편의점 등등. 그 중 서점은 없다. 이상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서점은 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라기 보다는 마음먹고 버스, 지하철을 타고 복합쇼핑몰의 어느 층에 가서야 볼 수 있다. 그와중에 귀여운 팬시나 구경할 것들이 중간에 자리잡고 있으면 고것들 사재끼는 재미에 책은 안녕하고 돌아오기 쉽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은 책 좀 읽어라, 많이 읽어라 하지만 정작 가까운 곳에는 서점이 없다. 찾아간 도서관은 책을 읽을 자리가 없어 제목만 훑다 나오거나 진득허니 앉아서 독서를 하기엔 공간이 주는 편안함이 없다. 우리집 근처엔 왜 서점이 없을까? 편의점 가듯 들어가서 둘러보고 읽어보고 책을 살 수 있는 서점 말이다. 가기 쉽고 편한 곳에 서점이 있기엔 사람들이 책을 너무 사지 않아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할게 뻔하니 처음부터 저 골목 구석이나 오르막 길, 찾아 가려면 맵을 켜고 가야하는 곳에 있는거겠지. 서점이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바가 어떨까. 마음먹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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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꿈만이 이루어진다.
지적자본론
기회가 된다면 일본의 특색있는 서점들을 방문해보고 싶다. 그중에도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은 인구 5만 도시에서 100만명의 방문자를 모이게 한 다케오 시립도서관. “사건은 회의실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 도서관의 기획자이자 지적자본론의 저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사무실에 있기보다 현장을 다니며 일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의 츠타야 서점이 있기까지의 행보를 기록하며 기획과 실행, 변화하는 플랫폼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각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하루에 한 번 강의를 듣듯, 책장을 빨리 넘기는게 아쉬워서 아껴 읽었다. 다 읽고 나서, 덮어두면 다시 펼치지 않을 것 같아 마킹한 페이지들을 노트삼아 적어둔다. 나는 기획한다. 고로 존재한다. 서드 스테이지는 제안의 시대다 . ‘편하다.’ 라는 단순한 감각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사회에서 물리적인 장소에 사람을 모으려면 인터넷상에는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식적으로 도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바람이나 빛, 그리고 그것들이 맏늘어 내는 ‘편안함’이지요.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을 찾은 방문객 중 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29p)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건물이 좋아서가 아니다. 사실은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이 중요하다. 건물과 건물의 거리, […]
- 담담하게 들려주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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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작은 서점 울랄라의 나날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책은 돌고 돈다. 내가 판 책이 또 어디서 어떻게 팔릴지 모른다. 나중에 누가 봤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정갈한 글자를 남기고 싶다. – 111p 책방을 열고부터는 책을 좋아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딱히 그렇지도 않다”고 대답해왔지만 난 역시 책을 좋아한다. 몇 번을 다시 읽은 책도, 처음 읽는 책도 좋다. 사람이 쓴 책을 읽는 일이 마냥 좋다. – 222p “아~ 오키나와에 가보고 싶어.” 1년 내내 휴양지에 걸맞는 날씨와 유유자적함이 흐른다는 최적의 여행지. 푸른 바다보다 여기 이 서점이 엄청 궁금하다. 책 제목인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에서 지명이 서울이나 부산 등 아는 곳이었으면 흥미가 없었을 텐데, 가고싶어 했던 오키나와에서,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작은, 헌책방이라니. 한 두장의 에피소드를 읽을 때마다 가고싶어 가고싶다 타령을 했다. 특히 도쿄에서 전근 온 우다가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기까지 고민한 흔적과 운영하면서 생긴 이야기들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작은 가게지만 책과 손님 사이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고 매일 서점을 열기 위해 필요한 주인의 책 고르는 안목, 노력, 다짐. 오키나와 향토책 공간이 주는 존재감도 특이했고, 선물가게와 편의점에서도 잡지뿐만 아니라 신간, 베스트셀러까지 팔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