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된다면 일본의 특색있는 서점들을 방문해보고 싶다.
그중에도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은 인구 5만 도시에서 100만명의 방문자를 모이게 한 다케오 시립도서관.
“사건은 회의실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 도서관의 기획자이자 지적자본론의 저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사무실에 있기보다 현장을 다니며 일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의 츠타야 서점이 있기까지의 행보를 기록하며 기획과 실행, 변화하는 플랫폼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각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하루에 한 번 강의를 듣듯, 책장을 빨리 넘기는게 아쉬워서 아껴 읽었다.
다 읽고 나서, 덮어두면 다시 펼치지 않을 것 같아 마킹한 페이지들을 노트삼아 적어둔다.
나는 기획한다.
고로 존재한다.서드 스테이지는 제안의 시대다 .
‘편하다.’ 라는 단순한 감각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사회에서 물리적인 장소에 사람을 모으려면 인터넷상에는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식적으로 도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바람이나 빛, 그리고 그것들이 맏늘어 내는 ‘편안함’이지요.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을 찾은 방문객 중 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29p)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건물이 좋아서가 아니다. 사실은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이 중요하다. 건물과 건물의 거리, 그곳에 비쳐 드는 햇살과 그늘의 조화… 즉, 풍경이다. 빛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빛이 없으면 사람은 사물을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식도 불가능하다. 사람에게 풍경을 느끼게 하는 것은 빛과 눈의 위치다. (33p)
‘제안 능력’이 있어야 한다. 플랫폼은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히 ‘선택하는 장소’일 분, 플랫폼에서 실제로 선택을 수행하는 사람은 고객이다.
지금까지 기업을 성립시키는 기반은 재무자본이었다. 퍼스트 스테이지나 세컨드 스테이지에서는 ‘자본’이 당연히 중요하다. 충분한 상품과 플랫폼을 만들려면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비사회가 변하면 기업의 기반도 바귀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 (53p)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서적이라는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제안이다. 따라서 그 서적에 쓰여 있는 제안을 판매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부분은 깡그리 무시하고 서적 그 자체를 판매하려 하기 때문에 ‘서점의 위기’라는 사태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
CCC(컬쳐 컨비니언스 클럽)는 책의 형태 등에 다른 분류가 아니라 그 제안 내용에 따른 분류로 서점을 재구축했다. 이것이 서점의 이노베이션이다. (68-69p)
인터넷 시대에 실물매장이 가지는 의미
어떻게 해야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을 창출해내고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나에게는 ‘기획’이라고..
기획은 ‘사명’과 같은 의미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이 탄생했고 ‘하코다테 츠타야서점’이 완성되었다. 그곳들인은 실물 매장이 인터넷 사회에서도 충분히 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내 나름대로의 사명감에서 탄생한 것이기도 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나 자신이 살아 있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살을 스칠 수 있는 현실 공간을 보다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97-98p)
현실세계가 인터넷에 대해 우위에 설 수 있는 여지를 예를 들면, 즉시성과 직접성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기에는 ‘마음’이라는 관점이 결여되어 있다. 아니, ‘마음’의 논리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또 다른 존재 안에 이노베이션이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에서 이끌어 낸 키워드가 ‘편안함’이다.
편안한 시간과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은 지적자본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107-108p)
마스다는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을 서점의 공간에 조화롭게 두어 언제나 곁에서 책을 보고 고객들을 만날 수 있게 했고,
자유와 신용을 중시하는 생각으로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제안과 기획의 실행으로 자신의 길을 닦아 왔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으로 새싹처럼 생기는 크고 작은 책방들을 떠올렸다.
라이프스타일이 묻어나는 공간에서 문화를 접하고 책을 고르는 시간들이 하루아침에 없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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